[1] 하늘아별아

숨은 그림 찾기

수ㄱi 2020. 2. 13. 11:54

 

은 그림 찾기

 

                           - 임은숙

 

 

잊음으로 남아있는 것들을

조용히 불러봅니다

 

입꼬리를 치켜 올리던 그대의 미소와

추운 날 내 팔뚝에 하얗게 돋던 솜털과

해질녘 노을 속에 길게 그려졌던 그림자와

후줄근한 그대 뒷모습을

 

늘 걷던 길을 놔두고

낯선 산길에 들어선 듯한 생소함으로

그날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놀랍게 발견합니다

 

그대의 미소 뒤에 숨어있던 작은 한숨과

내 어깨에 걸쳐졌던 두터운 외투와

노을 속으로 멀어지던 한 줄기 외로움과

간절히 하고 싶은 말은 마음에 남기는 것임을

 

어쩌면 잊는다는 것은

기억속의 숨은 그림을 찾기 위한

반복되는 슬픔

 

꽃잎이 떨어뜨리는 옛 기억들을

하나둘 받아 안으며

익숙한 계절 안에 낯선 이름으로 자리한

바람의 아우성을 음악인양 귀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