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ㄱi 2023. 9. 15. 20:19

 

 

그 겨울

 

              - 임은숙

 

 

유난히 추웠다

 

밤이 오고

네 얼굴

별이 되어

창가에 닿으면

 

내가 읽던 책속의 문자들이

찬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차가운 달빛이

냉소(冷笑)로

방안을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새벽이 오고

네 모습 성에 되어

창에 매달리면

 

도망갔던 문자들이

창에 녹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