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天緣)1 [시] 천연(天緣) 천연(天緣) - 임은숙 우리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필연이었고 천연(天緣)이었습니다 어느 날 길가다가 문득 마주친 사이가 아닌, 하느님의 안배로 그곳에 둘이 똑같이 나타났던 겁니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버린 정도가 아닌, 서로에게 엷은 웃음 한 번 선물한 정도가 아닌, 만나서부터 든든한 끈으로 이어진 우리였습니다 하기에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제쳐놓고 그대 하나에게 매달리기도 작심한 저였습니다 저한테서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중한 인연이기에 그대에게 있어서 저도 가슴 전체를 메우는 그러한 존재로 남고 싶었습니다 필요이상의 구속이 그대를 힘들게 할 줄 알면서도 그대의 일거일동에 눈을 밝혔던 바보입니다 지친 몸으로 돌아서는 그대의 등 뒤에는 진한 괴로움이 묻.. 2023.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