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디스크185

[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 - 임은숙 사무친 그리움이었다가 목마른 기다림이었다가 깡그리 타버린 개념 먼저 시작한 사랑의 대가 붉은 상처다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너의 목소리와 찬바람에 뒹구는 메마른 나의 마음이 零下의 거리에서 만나 빛바랜 기억을 웃으며 들출 수 있다면 소중했던 지난 시간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이에 꽃처럼 다시 피겠지 살짝 건드리면 짙은 향기를 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이에 꽃처럼 다시 피겠지 2023. 12. 4.
[시] 어둠속을 걷다 어둠속을 걷다 ​ - 임은숙 설령, 그것이 서로를 위하는 길이라 해도 결코 멈출 수는 없었다 네가 오지 않을 밤기차소리 처연한 밤과 고독이 눈처럼 쌓이는 시린 새벽 그 숱한 날들 어둠에서 黎明으로 黎明에서 다시 어둠으로 그림자처럼 달라붙는 불안을 십자가인양 짊어지고 혹시 네가 스칠까 바람소리에 귀를 세우며 丹心 하나로 걸어온 길 끝없이 이어지는 깊은 시련의 강들이 있는 줄 안다 자정으로 치닫는 시간 위로 하얗게 그리움이 퍼부을 때 정녕 꿈인가 바람 되어 귓가에 멈춘 너의 부름소리는 2023. 12. 3.
[시] 사랑디스크 사랑디스크 ​ - 임은숙 아직은 뜨거운 너와 나의 심장 더 이상 깊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서로의 손을 놓아야 한다 만남과 동시에 추억 만들기에 급급했던 준 것보다 남은 것이 더 많은 우리 채우기에 앞서 비우기를 배워야 했다 “디스크가 꽉 찼거나 쓰기 금지되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세상 모든 연인들에게 사랑의 神이 내려준다는 전설의 디스크는 이미 사용불가상태 길 끝에 서면 다시 길이 생긴다 하였던가 길 끝에 서서 뒤돌아보니 아쉬움만 가득한데 2023. 12. 2.
[시] 목련의 悲情 목련의 悲情 ​ - 임은숙 빈 가지마다에 살포시 내려앉은 초록물감이 어떤 꽃을 피울까 몹시 궁금했는데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간지러운 햇살아래 찬란한 꿈을 피웠다 누구한테 보이려고 하얗게, 하얗게 미소를 흘리는가? 내 님이 잠든 사이 풀잎처럼 누워있던 나의 꿈이 님 귓가에 그리움을 하소하듯 하고픈 봄 이야기 한순간에 터뜨리는가? 빗물에 씻겨 내릴 꽃잎의 사연을 기웃거리는 바람의 여유 앞에 흐드러지게 몸을 꼬며 찰나의 오늘을 가는 목련의 하얀 悲情 2023. 12. 1.
[시] 태양의 戀書 태양의 戀書 ​ - 임은숙 진 붉은 태양의 戀書 해질녘 가지 끝에 걸렸다 바람 불고 어둠 내리면 그 누구의 그림자를 밟고 달님은 이곳을 서성일까? 타다만 수많은 그리움 새벽녘 이슬로 사라질 때까지 2023. 11. 29.
[시] 아침의 숲 아침의 숲 ​ - 임은숙 빛이 스며드는 자리마다 퐁 퐁 퐁 솟구치는 기쁨이 있다 그대 아침의 창을 활짝 열어 맑은 바람 그러안으라 어디선가 새가 울면 숲은 향기로 가득하리 그렇다고 고요는 깨지 마라 모든 것이 일제히 숨쉬기 전까지 내 마음의 숲에 사랑이 곱게 피기까지 2023. 11. 28.
[시] 빗소리에 취하다 빗소리에 취하다​ ​ - 임은숙 비오는 밤엔 절로 귀가 열린다 평소엔 들리지 않던 온갖 소리가 허공을 메우며 검푸른 슬픔 속에 나를 가둔다 유리창에 매달리는 빗방울 세다가 말다가 애써 태연한 척 눈을 감으면 전부를 그러안지 못했던 아쉬움과 깡그리 비워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밤새 몸살을 앓는다 그 누구의 위로가 절실한 밤 열린 귀는 닫힐 줄 모르고 꽃 같은 사연만이 눈물로 피고 지고 2023. 11. 27.
[시] 마음 하나 그대에게 보내고 마음 하나 그대에게 보내고 ​ - 임은숙 보내고 또 보내도 남아있는 그리움입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이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일이 이토록 큰 설렘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햇살이 좋아서 바람이 맑아서 마음 하나 그대에게 보내고 작은 새소리에 나뭇잎이 출렁인다고 마음 하나 그대에게 보내고 먼 새벽하늘에 별 하나가 졸고 있다고 마음 하나 그대에게 보내고 타인에겐 하나밖에 없는 마음이 나에겐 數도 없이 많아서 보내고 돌아서면 또 보내야만 하는 물같이 그대에게 흐르는 내 마음입니다 2023. 11. 26.
[시] 흔들리고 싶은 날 흔들리고 싶은 날 ​ - 임은숙 괜히 엄살이다 바람도 없는데 누가 떠밀기라도 하 듯 툭 툭 길 위에 떨어지는 저 낙엽 엄살이다 추운 듯 파르르 떨며 발밑으로 굴러와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유 없이 흔들리고 싶은 내 마음 같은 저 낙엽 엄살이다 2023. 11. 25.
[시]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 - 임은숙 가을은 허무한 탄식으로 시작된다 도망치 듯 스쳐간 봄과 여름이 그 흔적마저 말끔히 지우려고 여기저기 굵직한 붓질을 한다 단풍처럼 눈시울을 붉혀도 괜찮은 계절 가을엔 누군들 슬프지 아니하리 꽃이 진 자리마다 깊어가는 상처 아픔이어라 슬픔이어라 떨어지는 낙엽 한 장 지금은 침묵을 필요로 하는 시간 하고 싶은 말은 가슴 깊이 접어두라 한다 2023. 11. 24.
[시]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 - 임은숙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었다 이토록 모진 어둠 속에 나를 가두는 건 나 자신이었다 바람 같은 자유를 원했지만 바람처럼 소탈하지 못했고 마른 꽃잎처럼 부서지는 환상에 수많은 불면의 밤을 건너야 했다 세월의 그릇 안에 수북이 담긴 기억은 시도 때도 없이 낯선 그리움 속을 헤매게 했다 한없이 달리고 싶은 어설픈 충동 새벽이 오면 나는 떠나야 하리 밤을 지새운 별 하나 친구하여 잔디의 깊은 잠을 깨우며 이제 떠나야 하리 2023. 11. 23.
[시] 바람의 꿈 바람의 꿈 ​ - 임은숙 어둠이 黎明과 만나는 어느 길목에 서성이는 찬바람이 너인 듯싶어 밤새 잠을 잃었다 바람 같은 자유를 주고픈 너에게 굵은 올가미를 걸어놓고 그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말했지 내 곁에 머무는 너의 마음이 그토록 불안했던 이유 달맞이꽃의 노란 한숨과 차마 뿌리치지 못해 슬픈 회색빛 사연 바람에겐 꿈이 없다고 누가 말했는가 허구한 날 어둠속의 방황도 한 줄기 빛을 위한 몸부림인 것을 오직 하나의 꿈을 위해 결코 멈추지 못하는 그 자신과의 약속인 것을 2023.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