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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별아188

[시] 사랑을 알기도 전에 2024. 3. 16.
[시] 노을빛상념 노을빛상념 ​ - 임은숙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얼굴 없는 바람처럼 그대는 늘 예고 없는 보고픔으로 나를 울립니다 줄어들지 않는 그리움 비울 길이 없어 나의 하얀 밤을 숙명처럼 기다리며 새들이 날아간 텅 빈 숲에서 노을을 마주하고 두 팔을 벌립니다 문득 어디선가 나를 훔쳐볼지도 모르는 작은 새를 의식하며 긴 그림자를 남겨둔 채 황황히 숲을 벗어났습니다 내려오는 어둠을 온몸으로 받아 안으며 해질녘 무영(无影)의 길 위에 촘촘히 널어놓는 상념 하나하나가 투명한 그리움입니다 2023. 12. 1.
[시] 아침이 오려 하네 아침이 오려 하네 ​ - 임은숙 한결 부드러워진 바람 앞에 잠을 깨는 것들이여 어둠 속의 긴 방황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타오르지 않아도 희망 하나 있어 두렵지 않다 아직은 차거운 여명 앞에 나의 설렘은 기다리는 내일이 있음이요 따뜻한 그대 부름이 있음이다 바람으로 흩어지는 추운 기억들 쓰린 상처 위로 피어나는 향기로운 꿈들 이제 아침이 오려 하네 2023. 11. 30.
[시]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인연 ​ - 임은숙 내 마음의 야릇한 움직임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핑크빛세상을 꿈꿀 때 한 사람을 위한 서툴지만 진실된 몸짓은 가장 아름다운 연가로 그 얼굴에 찬란한 미소를 그려줄 것이다 믿음 하나로 이어가는 세상인연 믿음이 함께 할 때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모두가 빛이 되고 음악이 된다 소망 하나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동행 같은 꿈을 간직하고 맞잡은 두 손 춘하추동 계절의 바람은 달라도 한결같은 열정으로 한 곳을 향한 눈빛엔 비상을 꿈꾸는 작은 새의 날갯짓 믿음 하나로 이어가는 천리만리 인연 2023. 11. 21.
[시] 추억은 향기로 말을 건다 추억은 향기로 말을 건다 ​ - 임은숙 늘 그랬다 바람인 듯 스치려 하면 집게손처럼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다 다소곳한 눈길도 아니고 소심한 음성도 아닌 것이 꼭 한 번은 뒤를 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그것이 궁금하여 자꾸만 그곳을 찾는지도 모른다 애써 태연한 척 느긋이 걸어도 보았고 바쁜 척을 하며 잽싸게 뛰어도 보았지만 저만치 가서는 다시 뒤를 흘끔거려야 했다 촉촉한 빗물에 마음을 빼앗긴 날 무심코 마주한 기억 하나 우산 속에 스며드는 너의 향기일 줄이야 2023. 11. 19.
[시] 나에게로 오십시오 나에게로 오십시오 ​ - 임은숙 슬픈 당신이라면 나에게로 오십시오 당신을 눈물에로 이끄는 외로움을 나에게 내려놓으십시오 힘든 당신이라면 나에게로 오십시오 당신을 좌절에로 이끄는 텅 빈 허무를 나에게 내려놓으십시오 슬퍼도 힘들어도 가야만 하는 가시밭길인 것을 거친 바람 속에도 뜨거운 태양은 존재하므로 방황의 길에 널어놓은 한숨은 부질없는 것 슬픈 당신이라면 힘든 당신이라면 나에게로 오십시오 2023. 11. 18.
[시] 기억을 담는 시간 기억을 담는 시간 ​ - 임은숙 짙어가는 계절 빛에 뚝뚝 낙엽이 지는 소리 늘 이맘 때 마음의 숲은 절정이다 싯누런 풀잎 사이사이 세월 앞에 녹슬지 않는 그리움을 기억이라고 중얼거리며 바람의 속성을 떠올린다 더 이상 사랑 아닌 감정 왕복의 자유를 지닌 바람을 부러워하며 뛰어넘지 못할 인생 편도의 설음에 마음은 때 이른 겨울을 걷는다 2023. 11. 18.
[시] 지나가겠지요 지나가겠지요 ​ - 임은숙 언젠가는 그치는 빗물처럼 예고 없이 오고가는 계절처럼 무게를 더해가는 젖은 상념도 통째로 나를 휘두르는 어두운 방황도 때가 되면 지나가겠지요 열린 창으로 밀려드는 어둠도 찻잔 깊숙이 가라앉는 앙금 같은 슬픔도 잔잔한 음악이 있어 반가움이겠지요 선율 타고 흐르는 외로움마저 없었다면 그 무엇으로 견뎌왔을까? 홀로일 수 없는 나와 꼭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 나란히 함께 서고픔이다 그대 빗물 되어 내리면 나는 물이 되어 흐르겠지요 시간이 파놓은 곬을 따라 어딘가로 자꾸만 흐르겠지요 2023. 11. 17.
[시] 흔들리는 도시 흔들리는 도시 ​ - 임은숙 작은 도시의 11월은 어둠이었네 한없이 먼 그대 닮은 바람에 차거운 내 뺨을 비비며 날리고픈 그리움을 마른 낙엽에 얹어놓았네 둘러보아 보이지 않는 그 숱한 언어들 침묵의 계절엔 입에 빗장을 걸라 하네 여러 갈래의 낯선 길들과 또 다른 이름의 우리 눈 먼 바람처럼 다시 뜨겁게 부딪칠 수 있을까? 2023. 11. 16.
[시] 내려놓기 내려놓기 - 임은숙 창밖 수북이 쌓이는 낙엽사이를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 숙명 같은 저 기억을 어찌하리 종내는 놓을 수가 없어 노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로 어둠속에 스며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내안의 나 그리움 한줌 낙엽처럼 놓아두고 가는 찬바람아 소리 없이 잎사귀를 털어내는 가을나무의 비장함을 너는 아는가? 버려야 할 것에 높은 울타리를 치며 이 가을 나는 정녕 무엇을 내려놓았는가? 2023. 11. 15.
[시] 그림자의 길 그림자의 길 - 임은숙 어제와 같은 하루를 만지작거리다 서녘의 쓸쓸함을 마주한다 해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는 것은 한 줄기 비를 예고함이고 내 마음에 짙은 어둠이 깔리는 것은 누군가 사무치게 그립기 때문 그대 향기일가 바람소리에 뒤섞인 촉촉한 냄새 잡힐 듯 말 듯 한 가닥의 젖은 상념 허공에 내밀었던 손바닥 위로 아직은 서툰 몸짓의 빗방울이 내려앉는 소리 앙증맞다 스치는 모든 것을 바람이라 한다면 나를 감싸고도는 그대는 무엇인가 슬픔의 간이역에 어두운 그림자 길게 뉘이며 오늘도 기다림이 있어 행복하다고 어제와 같은 말을 반복한다 2023. 11. 14.
[시] 차 한 잔의 비애 차 한 잔의 비애 - 임은숙 그대 곁에 놓이는 순간 뜨거운 가슴이었습니다 설렘 그리고 환희 조용히 그대 눈빛을 바라봅니다 가슴 졸이며 그대 손길을 기다립니다 그 무언가 그대를 힘들게 하나봅니다 그 무언가 그대를 아프게 하나봅니다 서서히 그대 눈빛이 나에게로 향합니다 식어버린 가슴과 잃어버린 향기의 나는 이제 차겁게 자정의 쓸쓸함으로 그대를 인도해야만 합니다 늘 그랬습니다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