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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내려놓기

by 수ㄱi 2023. 11. 15.

 

 

내려놓기

 

                    - 임은숙

 

 

창밖

수북이 쌓이는 낙엽사이를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

숙명 같은 저 기억을 어찌하리

 

종내는 놓을 수가 없어

노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로 어둠속에 스며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내안의 나

 

그리움 한줌

낙엽처럼 놓아두고 가는

찬바람아

 

소리 없이

잎사귀를 털어내는

가을나무의 비장함을 너는 아는가?

 

버려야 할 것에

높은 울타리를 치며

이 가을

나는 정녕 무엇을 내려놓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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