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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142

제3詩集 바람이 분다 네가 그립다 2021년 출간 2023. 2. 22.
[序詩] 꽃이 슬픈 날 [序詩] 꽃이 슬픈 날 ​ - 임은숙 ​ ​ 피었다 지는 너의 짧은 생을 떠올리며 결코 짧지 않은 뜨거운 날들에 슬픔을 얹어본다 ​ 커피 잔을 비웠을 때 하얗게 드러나는 밑바닥의 아쉬움 같은… 2023. 2. 21.
[하나] [하나] ========== ​ 먼 곳의 그대 안부가 따뜻한 차 한 잔보다 간절한 아침입니다 2023. 2. 20.
1. 초대 초대 ​ - 임은숙 ​ ​ 햇살이 좋아서 바람이 좋아서 무작정 집을 나섰습니다 ​ 햇살아래 바람을 마주하고 어디로 발길을 옮길지 고민합니다 괜히 나왔다고 후회하면서 애꿎은 신발만 흘겨봅니다 ​ 햇살이 참 좋습니다 바람도 참 좋습니다 함께 걸을까요? 손짓하고픈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 햇살이 참 좋은데 바람도 참 좋은데 차 한 잔 할까요? 나를 불러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 보이는 건 햇살뿐인데 어딘가에 바람처럼 숨은 그대 우리 함께 걸을까요? 2023. 2. 19.
2. 봄비 봄비 ​ - 임은숙 ​ ​ 두근두근 설렘입니다 ​ 찰랑찰랑 환희입니다 ​ 넘실넘실 기쁨입니다 ​ 새벽잠을 깨운 빗방울들의 수군거림이 온통 당신 얘기입니다 ​ 촉촉한 그리움이 톡 떨어지고 다시 톡 떨어집니다 2023. 2. 18.
3. 3월 3월 ​ - 임은숙 ​ ​ 눈이 부시어 눈을 감아야 한다 ​ 꽃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어디서 오는 걸까 코끝에 닿는 이 향기는 ​ 생각이 흩어지고 철저히도 비워진 내 속엔 온통 너뿐이다 ​ 담벼락아래 모여 앉은 햇볕에 반짝반짝 설렘이 묻어나는 봄날이다 2023. 2. 17.
4. 빗소리를 베껴 쓰다 빗소리를 베껴 쓰다 ​ - 임은숙 ​ ​ 빗소리를 베껴 쓰는 손놀림이 여유롭다 ​ 어둠이 남아있는 새벽 창에 톡 톡 후드득 ​ 마음 벽을 두드리는 부름소리 세차게 뛰는 심장 ​ 네가 온다면 내가 간다면 ​ 빗소리를 흉내 내는 중얼거림에 한 가득 그리움이 고인다 2023. 2. 16.
5. 봄빛에 취해 봄빛에 취해 ​ - 임은숙 ​ ​ 내가 걷는 숲에만 봄이 온 건 아닐 터 ​ 나의 눈과 귀가 닿지 않는 어딘가에도 이맘때면 봄풀이 무성할거다 ​ 바람이 스치는 자리마다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초록물결 볕이 스미는 자리마다 꿈처럼 일어서는 희망, 희망들 ​ 바람의 손을 잡고 눈부신 햇살로 너에게 닿아 삭막한 너의 마음 숲에 냇물 되어 흐르면 새소리 정다운 우리의 낙원에는 봄빛이 무성하겠지 2023. 2. 15.
6. 가슴이 뜁니다 가슴이 뜁니다 ​ - 임은숙 ​ ​ 평범한 말 한 마디도 큰 기쁨으로 내게 전해졌던 다정한 얼굴을 떠올리며 초록의 창을 활짝 엽니다 ​ 애써 모아두었던 미움이 삽시에 라일락향기에 묻혀버립니다 ​ 어디까지가 추억이고 어디서부터 보고픔인지 ​ 긴 세월의 끈을 잡고 결코 놓은 적이 없는 그대입니다 ​ 부풀어 오른 보랏빛 그리움이 향기로운 음표가 되어 내 마음을 두드리는 봄날 문득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처음 그날처럼 가슴이 뜁니다 세차게 가슴이 뜁니다 2023. 2. 14.
7. 설렘 설렘 ​ - 임은숙 ​ ​ 바람 부는 저녁 숲에 낯선 새의 지저귐이나 나뭇잎의 스침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무척 신비로운 자연의 소리처럼 어느덧 내 일상이 되어버린 당신 ​ 당신을 생각할 때의 나의 표정은 겨울밤 커피 한 잔의 부드러움입니다 해바라기의 노란 그리움입니다 日出을 마주한 바다물의 출렁임입니다 2023. 2. 13.
8. 우리 우리 ​ .................... 임은숙 ​ ​ 꽤 오랜 세월이라 부르는 우리의 어제는 간밤의 꿈과 같은 것 ​ 영원이라 믿고 싶은 우리의 내일은 안개와 같은 것 ​ 가버린 어제와 미지의 내일 사이에서 멀어진 것과 다가올 것을 두고 줄다리기하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너무나 짧아요 ​ 우리 그 어떤 약속도 하지 말아요 ​ 함께 하는 이 순간이 기쁨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깐 2023. 2. 12.
9. 인연 인연 ​ - 임은숙 ​ ​ 인연은 여기서 저기까지 식의 거리가 아닌 시간으로 재는 겁니다 ​ 그대와 나의 인연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허락되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 분명한 건 원하던 원치 않던 날이 갈수록 남은 인연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 종착지라도 알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정착하련만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이별이라서 초조와 불안에 마음은 늘 분주합니다 ​ 평생이 스무 네 시간이듯 오늘을 살아야겠습니다 ​ 그대로 하여 파랗게 흔들리며 그대를 위해 향기를 뿜으며 소중한 인연의 강에 옷깃을 적셔야겠습니다 2023.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