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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142

5. 그대 뒷모습 그대 뒷모습 ​ - 임은숙 ​ ​ 가로등 불빛아래 그대 뒷모습은 한없이 작았습니다 다시 한 번 부르고 싶은 뛰어가 다시 한 번 안고 싶은 그대입니다 ​ 부드러운 눈빛이었습니다 싸하게 느껴지는 외로움이었습니다 미소 뒤에 숨겨진 사연이 어쩌면 나의 그것과 닮아있어 더욱 기대고 싶은 그대였는지도 모릅니다 ​ 따스한 손길이었습니다 봄의 해살 같은 설렘이었습니다 두근두근 세차게 뛰는 가슴이 어쩌면 오랜 기다림과 닿아있어 더욱 함께 하고 싶은 그대였는지도 모릅니다 ​ 놓지 못할 아쉬움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부르고 싶은 이름 그대입니다 2023. 1. 16.
6. 가을인연 가을인연 ​ - 임은숙 ​ ​ 가을처럼 익은 인연이고 싶다 ​ 커피 한 잔의 고독과 외로움을 슬프도록 아름다운 빛깔로 그려내는 가을 닮은 인연이고 싶다 ​ 오래 헤어졌다 만나도 전혀 서먹치 않는 어제 보고 오늘 다시 보는 것처럼 손잡고 너스레를 떨 수 있는 넉넉하고 편한 인연이고 싶다 ​ 높아진 하늘만큼 벅찬 푸름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침묵의 언어로 모든 걸 그러안는 인연이고 싶다 2023. 1. 15.
7. 행복을 쓰다 행복을 쓰다 ​ - 임은숙 ​ ​ 그대 창가에 쉬어가는 순간의 햇살인들 어떠하며 그대 눈길 닿는 곳에 한 송이 들꽃인들 어떠하리 ​ 타오르지 못하고 사그라지는 작은 불꽃이라도 돌아보아 슬프지 않은 지난 시간 눈부신 행복이었음을 ​ 그대 어깨 위에 내려앉는 투명한 빗방울인들 어떠하며 그대 발밑에 주저앉는 연초록 풀잎인들 어떠하리 ​ 그대는 이미 한 줄기 찬란한 바람으로 내게 왔었음을 2023. 1. 14.
8. 꿈의 시작은 꿈의 시작은 ​ - 임은숙 ​ ​ 햇살이 눈부시고 바람이 포근했던 시절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추위는 염두에도 없었고 너의 아침과 저녁 나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거울을 보면 네가 보였다 ​ 커피 잔에 매달리는 너의 모습은 늘 다른 설렘이었고 바람 불면 네가 떠오르고 비가 오면 네가 그리웠다 ​ 찬비의 계절 붉게 익은 이파리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가지 끝에 부풀대로 부푼 내 마음까지 얹어놓고 불안에 떨던 순간들 ​ 그러나 누가 뭐래도 꿈의 시작은 행복이었다 2023. 1. 13.
9. 그런대로 아름답지 않니 그런대로 아름답지 않니 ​ - 임은숙 ​ ​ 네가 떠난 자리에 가을은 아직 남아있는데 ​ 붉은 잎들 사이로 하나씩 떠오르는 상념들 그냥 스칠 수가 없다 ​ 너를 바라볼 때와 너를 외면할 때의 나의 눈길이 다르지 않았음을 ​ 너를 찾아 나설 때와 기다림에 서러웠던 나의 마음이 한결같았음을 ​ 너를 사랑할 때와 너에게서 등 돌릴 때의 나의 심장은 똑 같이 뛰고 있었음을 ​ 잎이 진다고 슬퍼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 이 세상 수많은 인연들처럼 너와 나, 그저 추억이 되었을 뿐 함께 한 기억은 그대로이니까 2023. 1. 12.
10.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 - 임은숙 ​ ​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설렘과 사소한 것에도 눈시울이 젖어드는 떨림과 가슴 벅찬 환희 ​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새벽이슬 같이 투명한 그리움과 자정의 바람 끝에 머무는 목마른 기다림과 이유 없는 슬픔 ​ 종내는 내가 먼저 너를 향해 뛰어가고 입을 맞추기까지 침묵 속에 갇혀 바싹 말라버린 수많은 나날들 ​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고 눈에 묻혀버리며 초록의 꿈 위에 다시 서는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2023. 1. 11.
11. 그날 그날 ​ - 임은숙 ​ ​ 흐드러진 꽃길 위로 찰랑찰랑 꿈이 흐르고 잔잔한 바람 위로 조용히 구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꿈인 줄 오늘의 기쁨보다 내일의 희망이 더 큰 줄을 알게 된 그날 그대와 손을 잡고 꽃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 세상이 우리의 것이었던 그날! 2023. 1. 10.
12. 봄의 창가에서 봄의 창가에서 ​ - 임은숙 ​ ​ 문득 말을 걸어오는 바람이 낯설지 않다 ​ 봄을 마주한 창 너머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겨울과 가을 한없이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 ​ 내게 등을 돌렸던 너와 그런 너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본다 ​ 순간의 선택 순간의 행복 뒤에 거짓말처럼 커져버린 미움과 분노 신록의 설렘으로 되돌아오고 꽃잎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게서 용서와 이해의 의미를 배운다 ​ 피고 지는 꽃들처럼 언제라도 다시 향기로 다가설 수 있는 우리여서 좋다 2023. 1. 9.
13. 비와 그리움 비와 그리움 ​ - 임은숙 ​ ​ 빗소리에 눈을 뜨고 먼 기억에 다시 눈을 감는다 ​ 밤새 내린 비에 젖은 것 어찌 나무와 풀뿐이랴 ​ 촉촉한 기억을 따라 익숙한 숲길을 거닐면 스치는 모든 것이 빛이 되고 그 빛 사이로 떠오르는 너의 미소 봄이다 ​ 마음의 여백이 너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오늘같이 비 내리는 날엔 그리움에 한없이 목마르다 2023. 1. 8.
14. 흐린 날의 풍경 흐린 날의 풍경 ​ - 임은숙 ​ ​ 너의 어깨가 비에 젖지 않도록 ​ 다시는 비에 젖는 일 없게 우산이 되고 싶었다 ​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쫓기 듯 작은 방을 빠져나와 거리를 헤매군 했다 ​ 도시 구석구석에 쓸쓸히 나뒹구는 기억들 ​ 젖어있는 모든 것이 너여서 너였다가 나마저도 온통 젖어버려서 도시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거대한 우산이 나에겐 필요했다 2023. 1. 7.
15. 雨中독백 雨中독백 ​ - 임은숙 ​ ​ 젖어있는 하늘에 그리움을 매달아 빗방울로 떨어뜨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 너의 슬픔과 나의 그리움이 하나 되어 내려도 왠지 혼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 비 그치면 우리의 사랑도 멈추는 걸까 너와 나 남남이 되면 세상은 한결 아름다울까 ​ 맑은 하늘엔 추억뿐이겠지 바짝 말라 부서지는 추억뿐이겠지 2023. 1. 6.
16. 동행 동행 ​ - 임은숙 ​ ​ 둘러보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 쏟아지는 햇살과 보드라운 바람과 계절 따라 바뀌는 나무의 현란한 몸짓 사이사이로 눈덩이처럼 둥글게 부풀어가는 환희 ​ 동으로 가는지 남으로 가는지 방향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未定의 목적지도 전혀 알고 싶지 않습니다 ​ 손잡고 있음이 행복인 것을 함께 가는 길 위에 모든 것이 찬란한 축복인 것을 2023.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