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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2. 봄의 창가에서

by 수ㄱi 2023. 1. 9.

 

봄의 창가에서

                          - 임은숙

문득 말을 걸어오는

바람이 낯설지 않다

봄을 마주한 창 너머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겨울과 가을

한없이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

내게 등을 돌렸던 너와

그런 너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본다

순간의 선택

순간의 행복 뒤에

거짓말처럼 커져버린 미움과 분노

신록의 설렘으로 되돌아오고

꽃잎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게서

용서와 이해의 의미를 배운다

피고 지는 꽃들처럼

언제라도 다시

향기로 다가설 수 있는 우리여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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