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142 22. 퍼즐 맞추기 퍼즐 맞추기 - 임은숙 꽃이 피지 않는 봄은 얼마나 삭막할까 구름을 품지 않은 하늘은 얼마나 단조로우며 네가 없는 나의 하루는 또 얼마나 길까 모든 것에 일정한 빈자리를 두어 퍼즐함정을 만드는 세상은 요지경인가 겨울 끝자락에 봄의 자리 남겨두고 꽃잎 사이 바람의 길을 틔워놓고 태양의 자리를 메우는 달과 자정의 고요를 깨뜨리는 흐느낌과 새벽이슬에 뒤섞인 슬픔 한 방울 밤의 꽁무니에 바람처럼 매달리는 아침이 있다 2023. 1. 28. 23. 그림자의 밤은 슬프다 그림자의 밤은 슬프다 - 임은숙 노을빛 속으로 그대의 긴 그림자 멀어지면 용케 참았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흐릅니다 이름 모를 새들마저 둥지를 찾아드는 저물녘은 온통 붉디붉은 슬픔입니다 그대 미소 사라진 차가운 거리에 어둠이 내리고 마음엔 짙은 한숨이 이어집니다 한사람만을 위한 노래 자정을 지나 새벽을 달리고 식어버린 커피 잔엔 그대 모습만이 덩그러니 다시 아침햇살 되어 그대 마음창가에 매달리기까지 그저 그대 모습만이 덩그러니 2023. 1. 27. 24. 멀어지는 꿈 멀어지는 꿈 - 임은숙 未知의 시간 속에 자신을 던져놓고 흐르는 어둠 앞에 한숨을 토합니다 이제 멈추고 싶다고 바람은 수런거리는데 날개가 소원인 나의 꿈은 부풀어만 갑니다 저만치 밀려가는 기억의 숲엔 아직도 태양처럼 뜨거운 내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 내일은 자꾸만 멀어집니다 물밑 같은 고요 빛과 어둠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얀 생각들이 찬바람에 어지러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2023. 1. 26. 25. 너로 하여 슬픈 이가 있다 너로 하여 슬픈 이가 있다 - 임은숙 나의 눈물이 너로 하여 생겨난 것임을 안다 숙명 같은 외로움을 길들이지 않으면 결코 너에게 닿을 수 없음을 안다 어둠 저편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존재하는 네가 있어 내가 끌어안아야 할 것이 넘치도록 많다 가슴 밑바닥에 두텁게 깔리는 한숨 부르는 듯 찾아든 한 자락 슬픔은 어제보다 투명한 또 하나의 밤을 예고한다 2023. 1. 25. 26.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 임은숙 와인 잔이라 하여 와인만 담지는 않습니다 커피 잔이라 하여 커피만 담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밥그릇에 국을 담기도 하고 세숫대야에 흙탕물을 담기도 합니다 사랑이라 하여 내 마음에 그대만 담을 수는 없습니다 하늘의 푸름과 바람의 숨은 정열 봄꽃의 향기와 단풍의 붉은 상처 빗물의 언어와 엄동의 시린 아픔 나에게도 멀어져간 추억이 있고 내일의 꿈이 있습니다 그대를 마주하고 딴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대 앞에서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봄바람처럼 스치면 되겠습니다 타인 같은 그대의 무심함이 필요합니다 마음에 그늘이 가시고 다시 그대를 향해 꽃처럼 웃을 때까지 말없이 그 자리에 있어주면 되겠습니다 2023. 1. 24. 27. 다시 봄이다 다시 봄이다 - 임은숙 혹여 네가 따라오지 못할까봐 걸음을 늦추기도 하고 때로는 너를 따라잡지 못할까봐 걸음을 재우치기도 하며 매일 낯선 설렘으로 동행하는 사랑의 길에 다시 봄이다 눈부신 햇살아래 바람 사이 향기로 존재를 알리는 눈을 감아도 보이는 풀꽃이 너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믿음으로 빛을 주는 한 사람이 내게 있어 더욱 푸른 봄이다 2023. 1. 23. 28. 그대 서있네 그대 서있네 - 임은숙 흐르는 생각 끝에 그대 서있네 봄여름보다 가을이면 더욱 그리운 부를수록 먼 이름 그대여 계절 따라 마음의 강은 푸르게 출렁이는데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같은 닿지 못해 슬픈 그대여 짙은 어둠 저 끝에 검은 눈망울의 그대 서있네 2023. 1. 22. [둘] 가을의 또 다른 이름 깊은 그리움입니다 [둘] ========== 가을의 또 다른 이름 깊은 그리움입니다 2023. 1. 21. 1. 봄이면 바람둥이가 됩니다 봄이면 바람둥이가 됩니다 - 임은숙 개나리 노란 미소에 발목 잡혀 어쩔 줄 모르다 이내 연분홍 벚꽃을 곁눈질하며 진달래 고운 자태에 침 흘린다 하늘 땅 천지 온통 향기, 향기다 여기저기 킁킁대다 종내는 짙은 라이라크 향기에 빠져든다 바람의 소맷자락 부여잡은 깃털 같은 마음과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걸탐스런 눈빛 모두를 내 안에 가두고 싶은 고스란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분출구를 찾는 바람둥이 욕구 부르지 마오 꽃이 질까 임이 떠날까 두려우니 그대 나를 부르지 마오 2023. 1. 20. 2. 흔들리는 오후 흔들리는 오후 - 임은숙 바람과 나란히 걷고픈 계절이다 너의 눈빛을 닮은 하늘과 너의 손길을 닮은 여러 나뭇잎이 투명한 광선아래 三原의 연주를 시작한다 바야흐로 가벼움보다는 무거움이 밝음보다는 어둠이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한 시간이다 지난 어느 순간에 손님처럼 머물며 추웠던 기억도 눈부신 아름다움이었음을 또 다른 나에게서 전해 듣는다 흐르는 구름처럼 정처 없는 마음이 멋대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바람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스러진다 2023. 1. 19. 3. 선물 선물 - 임은숙 1 물소리인가 새소리인가 포장을 뜯지 않은 선물에서 맑고 고운 소리가 들린다 굳이 열지 않고도 느껴지는 너의 마음 2 또 하나의 처음을 경험한다 예상을 빗나간 전혀 생각 밖의 선물이다 너는 늘 그랬다 하나를 주며 여러 과제를 곁들인다 올망졸망 기억의 편린들 내 얼굴에 꽃이 핀다 3 멀어져간 시간을 당겨온다 이미 떠나서 추억이 된 줄 알았던 사연들이 여전히 내 안에 악착같이 존재함을 이제 나의 아침과 저녁 그리고 새벽은 또 다시 너의 향기로 아름다울 것이다 2023. 1. 18. 4. 함께 가는 길 함께 가는 길 - 임은숙 동행의 길에는 수많은 샛길이 있다 나는 새가 아름다워 고개 들어 새를 쫓다가 맑은 물소리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다가 샛길로 접어들기 쉽다 부단히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초심을 유지한다면 동행의 길에 샛길은 없다 우리 다정한 얘기 멈추지 말자 우리 잡은 손 놓지 말자 어제보다 찬란한 너와 나의 하루가 간다 2023. 1. 17.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