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悲情
- 임은숙
빈 가지마다에
살포시 내려앉은 초록물감이
어떤 꽃을 피울까 몹시 궁금했는데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간지러운 햇살아래
찬란한 꿈을 피웠다
누구한테 보이려고
하얗게, 하얗게 미소를 흘리는가?
내 님이 잠든 사이
풀잎처럼 누워있던 나의 꿈이
님 귓가에 그리움을 하소하듯
하고픈 봄 이야기
한순간에 터뜨리는가?
빗물에 씻겨 내릴
꽃잎의 사연을 기웃거리는 바람의 여유 앞에
흐드러지게 몸을 꼬며
찰나의 오늘을 가는
목련의 하얀 悲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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