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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목련의 悲情

by 수ㄱi 2023. 12. 1.

 

 

목련의 悲情

                     - 임은숙

 

 

빈 가지마다에

살포시 내려앉은 초록물감이

어떤 꽃을 피울까 몹시 궁금했는데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간지러운 햇살아래

찬란한 꿈을 피웠다

 

누구한테 보이려고

하얗게, 하얗게 미소를 흘리는가?

 

내 님이 잠든 사이

풀잎처럼 누워있던 나의 꿈이

님 귓가에 그리움을 하소하듯

하고픈 봄 이야기

한순간에 터뜨리는가?

 

빗물에 씻겨 내릴

꽃잎의 사연을 기웃거리는 바람의 여유 앞에

흐드러지게 몸을 꼬며

찰나의 오늘을 가는

목련의 하얀 悲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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