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임은숙
이제
세월을 잊고 싶다
희미하게 빛바랜 오래 전의 모습으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 싶다
한 번쯤 해봐야지 했던 일들과
꼭 해보고 싶던 일들을
젊음의 여백에 하나둘 모아두며
자신을 위한 것도
타인을 위한 것도 아닌 하루하루를
버릇처럼 탕진했다
짙어가는 가을빛에
멋대로 내 안에 떨어져 쌓이는
낙엽들을 세며
때로는 모든 흐름을 잊고
간헐적 건망증을 앓고 싶다
'[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늦가을서정 (0) | 2022.10.26 |
---|---|
20. 꼭두각시 인생 (0) | 2022.10.25 |
22. 마흔 일여덟 (0) | 2022.10.22 |
23. 위로 (0) | 2022.10.21 |
24. 12월에는 (0) | 2022.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