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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아별아

인연이란

by 수ㄱi 2020. 2. 13.




연이란


              - 임은숙



남남이던 두 사람이 하나로 만나

동화 속의 뾰족한 성곽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공주와 왕자 같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려면

끝이 없는 기다림과

노랗게 타들어가는 그리움과

때로는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미움마저도

견디어내야 하는가봅니다


그대의 빈자리로 하여 느껴지는

가을하늘같이 휑뎅그렁한 공허감

시간이 갈수록 풍선처럼 부풀어만 가는

그대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

그 한 조각의 공허함이

그 한 조각의 그리움이

마침내는 커다란 미움이 됩니다


한없이 밉다가도 새삼스레 그리워지는

그 미움과 그리움 속에서

그대와 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러나 한 시각도 멈추지 않고

저 멀리 신기루마냥 우뚝 솟은

뾰족한 성곽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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