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직이 속삭여보세요
- 임은숙
슬픔, 입 틈으로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지난 추억의 갈피에서 끄집어낸 사연에
눈시울이 젖어들 것이고
고독, 어두운 창밖을 마주하고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굵은 빗줄기에 달라붙는 쓸쓸함은
진한 커피 한잔을 그립게 할 것이고
그리움, 엷은 미소를 띠고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멀어져간 이름 하나가 아름다운 밑그림이 되어
싱그러운 아침을 맞이하게 할 것이고
행복, 달콤히 속삭여보세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순간의 기쁨들이
커다란 환희로 얼굴에 미소를 그려줄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