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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아별아

천연(天緣)

by 수ㄱi 2020. 2. 13.


 

 

연(天緣)

 

                   - 임은숙

 

 

우리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필연이었고

천연(天緣)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 가다가

문득 마주친 사이가 아닌

하느님의 뜻으로 그곳에

둘이 똑같이 나타났던 겁니다

 

깃을 스치고 지나버린

정도가 아닌

서로에게 엷은 웃음 한 번 선물한

정도가 아닌

만나서부터 든든한 끈으로

이어진 우리였습니다

 

하기에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제쳐놓고

그대 하나에게

매달리기로 작심한 저였습니다

 

저한테서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중한 인연이기에

그대에게 있어서 저도

가슴 전체를 메우는

그러한 존재로 남고 싶었습니다

 

필요 이상의 구속이

그대를 힘들게 할 줄 알면서도

그대의 일거일동에

눈을 밝혔던 바보입니다

지친 몸으로 돌아서는

그대의 등 뒤에는

진한 괴로움이 묻어있습니다

 

조금씩 멀어져가는 그대

조금씩 아픔이 더해지는 이 바보...

 

아직도 우리에게

필연적 천연(天緣)이 존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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