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속에 그리움 묻어놓고
- 임은숙
뜨거운 계절의 낭만이
처량한 나목(裸木)의 쓸쓸함으로 대체되고
텅 빈 들녘을 지나 차가운 플래트홈에 들어서는
겨울행 기차의 기적소리
한 줌 낙엽 속에 묻힌다
시리도록 슬픈 가을하늘에
못 다한 내 그리움을 메아리로 남기며
이제 가을은 떠나고 있다
무수한 추억들을
미처 비우지 못한 마음 곳곳에 던져놓고
놓고 싶지 않은 아쉬움을
서성이는 바람 한 자락에 매달고
그리움을 말하기엔
이 가을이 너무나 짧고
미움을 하소연하기엔
다가온 겨울이 너무나도 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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