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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아별아

바람에 몸을 맡긴다

by 수ㄱi 2020. 2. 13.


 

 

람에 몸을 맡긴다

 

                        - 임은숙

 

 

한 때 너를 사무치게 사랑했던 가슴에

차고 시린 아픔 하나가 살아 숨 쉰다

 

그동안 시간은

너와 나 사이의 거리를

아득히 벌려놓았지만

너를 잃음으로 하여

아직도 차고 시린 슬픔 하나가 살아 숨 쉰다

 

죽음을 앞둔 환자의 진통 같은 아픔이

몽롱한 눈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안겨오는 지난 과거가

가끔 안개꽃 한 다발처럼 여리고 여린 내 가슴에

세찬 슬픔을 몰아오기에

오늘도 싸늘한 허허벌판에 외로이 서서

스치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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