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기
- 임은숙
간신히
손 안에 묻어있던 뜨거운 태양의 미열마저
서서히
물러갈 즈음
거리 곳곳에 제자리를 틀기 시작한
낙엽들을 만났습니다
-네가 왔구나!
반가운 나의 한마디에
피곤한 듯 내뱉는 낙엽의 회색빛음성
-온 것이 아니야, 가는 거란다!
서글픔과 외로움이 싯누렇게 몰려옵니다
실망 안고 돌아서는 나의 발목을 부여안고
낙엽이 부서지는 비명을 토해냅니다
-잡아줘, 나를 잡아줘!
저만치 길게 드러누운 해그림자 속으로
낯익은 그림자 하나가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1] 하늘아별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적 (0) | 2020.02.13 |
---|---|
빗소리, 추억을 불러오다 (0) | 2020.02.13 |
바람에 몸을 맡긴다 (0) | 2020.02.13 |
그 가을날 (0) | 2020.02.13 |
낙엽 속에 그리움 묻어놓고 (0) | 2020.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