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향기로 말을 건다
- 임은숙
늘 그랬다
바람인 듯 스치려 하면
집게손처럼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다
다소곳한 눈길도 아니고
소심한 음성도 아닌 것이
꼭 한 번은 뒤를 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그것이 궁금하여
자꾸만 그곳을 찾는지도 모른다
애써 태연한 척
느긋이 걸어도 보았고
바쁜 척을 하며
잽싸게 뛰어도 보았지만
저만치 가서는
다시 뒤를 흘끔거려야 했다
촉촉한 빗물에
마음을 빼앗긴 날
무심코 마주한 기억 하나
우산 속에 스며드는
너의 향기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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