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임은숙
늦가을 들녘같이
쓸쓸하고 삭막한 마음에
더 이상 詩는 없습니다
그리운 만큼
詩를 쓰던 내게
외로운 만큼
詩를 쓰라 하시는 건
너무나 잔인한 일입니다
그대 없는 봄은
꽃이 피어도 향기가 없고
그대 없는 하루하루는
혹한의 겨울입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는 슬픔에
목 놓아 통곡할라 치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정한 음성
그대, 그대입니다
짙은 어둠이 밀려가고
꿈속에서 부르는 그대 이름
詩가 되었다가
차가운 새벽이슬로 사라집니다
그대 없이
내게 詩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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