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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기억소환

by 수ㄱi 2024. 3. 1.

 

 

기억소환

 

             - 임은숙

 

 

단풍나무 아래서

여름을 얘기합니다

뜨거운 눈빛과 다정한 손길에 가득했던

사랑을, 행복을 얘기합니다

 

하나의 그리움이 붉게 물들면

또 하나의 미움이 노랗게 물듭니다

 

바람이 강도를 높이는 시간

가슴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사연들이

안달이 났습니다

노을빛으로 변합니다

가지에 달라붙습니다

 

나뭇가지사이로 새어드는 노을에

일침一針을 맞은 이파리들이

가을, 가을, 가을 하며

잡을 수 없는 하루를 그러안습니다

 

지난 여름의 깊은 기억을 들추기엔

하루해가 참 짧은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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