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무게
- 임은숙
그림자 길게 그리며
계절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왜소한 나무 그림자들 사이로
꺾인 풀대와 마른 잎이 서로 뒤엉켜
안 그래도 어수선한 머릿속을
사정없이 헤집어놓습니다
용서해야 할 일보다
용서받아야 할 일이 많은
마음이 무거운 계절입니다
차겁게 등을 보였던 이에게
가까이 다가서야 할 때입니다
따뜻이 미소를 건네야 할 때입니다
입동立冬을 앞둔 하루해는 짧기만 한데
내려앉고
쌓이고
흩어지는
낙엽의 몸짓이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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