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소환
- 임은숙
단풍나무 아래서
여름을 얘기합니다
뜨거운 눈빛과 다정한 손길에 가득했던
사랑을, 행복을 얘기합니다
하나의 그리움이 붉게 물들면
또 하나의 미움이 노랗게 물듭니다
바람이 강도를 높이는 시간
가슴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사연들이
안달이 났습니다
노을빛으로 변합니다
가지에 달라붙습니다
나뭇가지사이로 새어드는 노을에
일침一針을 맞은 이파리들이
가을, 가을, 가을 하며
잡을 수 없는 하루를 그러안습니다
지난 여름의 깊은 기억을 들추기엔
하루해가 참 짧은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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