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길
- 임은숙
어제와 같은 하루를 만지작거리다
서녘의 쓸쓸함을 마주한다
해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는 것은
한 줄기 비를 예고함이고
내 마음에 짙은 어둠이 깔리는 것은
누군가 사무치게 그립기 때문
그대 향기일가
바람소리에 뒤섞인 촉촉한 냄새
잡힐 듯 말 듯
한 가닥의 젖은 상념
허공에 내밀었던
손바닥 위로
아직은 서툰 몸짓의 빗방울이
내려앉는 소리 앙증맞다
스치는 모든 것을 바람이라 한다면
나를 감싸고도는
그대는 무엇인가
슬픔의 간이역에
어두운 그림자 길게 뉘이며
오늘도 기다림이 있어 행복하다고
어제와 같은 말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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