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침묵 속에 흐르고
- 임은숙
우리의 삶은 힘들다
참혹한 현실은 몸속 깊이까지 파고들어와
어렵게 쌓아올린 꿈들을 무자비하게 조각낸다
가슴 시린 추억을 끄집어내서는
흐르는 눈물에 섞어 반죽한다
긴 한숨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이 밤도 찬별과 마주앉아 침묵 속에 빠져든다
이 세상에 나보다 아픈 이는 얼마
나보다 행복한 이는 또 얼마
쓰다간 찢어버리고 찢었다간 다시 주워들던,
눈물자국으로 얼룩진 간밤의 낙서,
허망한 몸놀림에 지친 머릿속이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