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 임은숙
겨울비가 내립니다
차창너머 밤거리는
차가움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안겨옵니다
군데군데 쌓여있는 흰 눈과
오색의 네온사인불빛과
오고 가는 차량들의 전조등은
몸으로 느끼기보다
시야에 담기에 더욱 근사한 풍경입니다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구나!
확신이 드는 순간에도
차가운 뺨 위로 흐르는 뜨거운 것을
애써 참아온 그리움이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내겐 아직도 긴 만남을 위한
짧은 머뭇거림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좀 전에 마주했던 당신을 떠올립니다
보고 싶다는 말에
저도 몰래 “나도…”라는 말이 튀어나갔지요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오기라도 한 듯 말입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서둘러 변명을 시도하였으나
조용한 당신의 미소에 부딪쳐
뒷말을 삼켜야 했습니다
차창너머로 겨울의 밤거리가 한없이 밀려가는데
곁에 없는 당신 모습은
자꾸만 자꾸만 머릿속을 파고듭니다
긴 겨울을 인내한 그리움이
푸른 계절에 영원의 둥지를 틀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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