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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8. 하루가 갔습니다

by 수ㄱi 2023. 2. 2.

 

하루가 갔습니다

                                   - 임은숙

해질녘 강가에서

당신을 부릅니다

메아리로 돌아오는

당신의 마음

황혼이 깃든 물위에

붉디붉은 그리움의 조각들이 출렁입니다

하루가 갔습니다

다시 하루가 갔습니다

당신 생각을 아예 놓아버린 듯

애써 무심한 척을 해도

예나 지금이나 내 안에 자유는 없습니다

마구 안겨드는 노을빛에

그만 눈시울을 붉히고 맙니다

손바닥을 쫙 펴도

남아있는 모래알처럼

손바닥을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 젖은 모래알처럼

결코 놓을 수 없는 당신입니다

어둠이 내리면

당신은 꿈길로 오시겠지요

밤이 올 줄 모르고 시작하는 아침처럼

낯선 설렘으로 하루를 열고

다시 숙명 같은 황혼을 맞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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