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 임은숙
꽃에 취한
키 큰 나무 정수리에
달이 턱을 괴고
길 잃은 바람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고요한 듯
술렁이는 사월의 밤
나무가 꽃을 원했는지
꽃이 나무를 불렀는지
나무숲이
통째로 흔들린다
달빛에도 길을 찾지 못한
눈 먼 바람의 격한 숨소리 요란타
봄이기에 가능한
모든 흔들림은 무죄다
이제 꽃은 가라
향기만 두고 꽃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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