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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이별에는 완성이 없다

by 수ㄱi 2023. 11. 6.

 

 

이별에는 완성이 없다

                                        - 임은숙

 

 

새벽이 오기전까지의

따분하고 무의미한 시간들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 등을 떠밀고 싶은 충동

 

여명전의 고요

수십, 수백, 수천 번 반복되는 무기력한 몸짓

 

희미한 새벽빛 속으로

아침이슬이 살포시 눈을 뜨면

비로소

툭툭 털고 일어나 어둠을 뒤에 남기고 나는 떠나겠지요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낯선 시작의 길에

스치는 바람에게 어수룩한 미소 보이며

다시 언젠가처럼 눈망울에 두려움을 담겠지요

 

움츠릴수록 더더욱 파고드는 가슴 시린 바람의 사연은

안 그래도 울고 싶은 나에겐 통곡의 이유가 되겠지요

 

시간이 흘러 어둠 걷힌 아침공기에

심한 갈증을 느끼며 두리번거리는 내 모습이

위태롭게 찬거리를 서성일 때

다가와 잡아주는 손길이 있겠지요

 

햇살처럼 눈부신 나의 여름이겠지요

찰랑찰랑 물소리가 들리는 사랑이겠지요

슬프도록 아름다운 오렌지빛 노을을 향해 걸어가겠지요

어둠이 내리기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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