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가지 않았다
- 임은숙
노랗게 타들어가는 그리움에
낙엽의 한숨 엿들으며
너와 나는
그 계절을 이름하여
가을이라 했다
그리고
우리의 것이라 했다
색깔들의 잔치로 요란한 그 계절을
우리의 것이라 했다
소리 없이 쌓이는
눈송이에
그 모든 것이 하얗게 가려진 순간에도
너와 나는
지독한 몸살을 앓으며
가을을 그리워했다
새벽하늘에 걸린 하얀 그리움을
희미하게 빛바래어져가는
슬픈 별꽃의 눈물이라며
버릇처럼
가을을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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