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 임은숙
창밖
수북이 쌓이는 낙엽사이를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
숙명 같은 저 기억을 어찌하리
종내는 놓을 수가 없어
노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로 어둠속에 스며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내안의 나
그리움 한줌
낙엽처럼 놓아두고 가는
찬바람아
소리 없이
잎사귀를 털어내는
가을나무의 비장함을 너는 아는가?
버려야 할 것에
높은 울타리를 치며
이 가을
나는 정녕 무엇을 내려놓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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