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 임은숙
계절 따라
멀어져가는 기억이 있다
두꺼운 노트 속의
깨알 같은 글자들이
희미하게 빛바래어져 가고
싸늘한 커피 한 잔에
그리움마저 차갑게 식어 가는데
일찌감치 필요했던
너와의 간격이
이제야 때를 만난 듯
쉭쉭 바람소리 내뿜으며 틈새를 보인다
그 숱한 날들의
뜨거운 방황
둘 사이의 느슨해진 매듭은
긴 세월 앞에
침묵의 마침표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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