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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아별아

그대 슬픔 내게 닿으면

by 수ㄱi 2020. 2. 12.

 

대 슬픔 내게 닿으면

 

                                   - 임은숙

 

 

이름 모를 불안 하나가 살며시 내 마음에 자리를 틀고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오가는 이들의 바쁜 움직임 속에 홀로의 여유로움이 반갑지마는 않은

무거운 산책길이었습니다

내 속의 뭔가를 깡그리 털어버려야만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무능한 자신이 한없이 미워지고 있습니다

 

딱히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 자유로운 걸음걸음

참으로 오랜만에 온몸 가득히 받아 안은 간지러운 햇살

시리듯 투명한 블루를 배경으로 턱하니 자리하고 앉은 송이구름

반갑다고 귀가에 쉼 없이 입김을 불어넣는 호들갑스런 바람

하지만 젖은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듯한 이 찜찜함을

무엇이라 이름할지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에 큰 산 같이 자리한 내 하늘 그대에게도

슬픔이 있었습니다,

한숨이 있었습니다,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 슬픔 하나 한숨 하나가 내게로 전해져올 때

그것은 아픔만이 아닌 등줄기에 소리 없이 파고드는 전율이었습니다

 

하얀 안개꽃같이 아스라니 핀 눈물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대에게

하나의 작은 산이고 싶습니다, 그대 하늘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