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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놓기, 버리기, 비우기

by 수ㄱi 2024. 2. 4.

 

 

놓기, 버리기, 비우기

 

                           - 임은숙

 

 

꽃다워야 꽃이다

제 아무리 화려한 겉모양을 하고 있어도

향기가 없으면

꽃이라는 이름에 자격 미달이다

 

바람다워야 바람이다

계절에 맞춰 强弱을 조절하는 능력 없이는

바람이라 할 수 없다

 

꽃이 아니면서 향기를 탐했다

바람이 아니면서 능력 밖의 세계를 꿈꿨다

 

가장 나다워지기 위해서는

움켜쥔 주먹부터 풀어야 함을

알면서도 선뜻 행하지 못하는 아둔함

 

우울한 아침

블랙커피 한 잔에 미간을 찌푸리는 이유

쓴맛 때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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