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기, 버리기, 비우기
- 임은숙
꽃다워야 꽃이다
제 아무리 화려한 겉모양을 하고 있어도
향기가 없으면
꽃이라는 이름에 자격 미달이다
바람다워야 바람이다
계절에 맞춰 强弱을 조절하는 능력 없이는
바람이라 할 수 없다
꽃이 아니면서 향기를 탐했다
바람이 아니면서 능력 밖의 세계를 꿈꿨다
가장 나다워지기 위해서는
움켜쥔 주먹부터 풀어야 함을
알면서도 선뜻 행하지 못하는 아둔함
우울한 아침
블랙커피 한 잔에 미간을 찌푸리는 이유
쓴맛 때문이 아니었다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중년의 길 (0) | 2024.02.06 |
---|---|
[시] 봄꽃예찬 (1) | 2024.02.05 |
[시] 숨 쉬는 고요 (0) | 2024.02.03 |
[시] 시인은 (0) | 2024.02.02 |
[시] 푸른 일기장 (1) | 2024.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