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는 사랑
- 임은숙
바라볼 수 없는
눈빛이 있습니다
내게 닿지 못하는
손길이 있습니다
길이 아닌 길에 들어선
불안한 마음 앞에
목마른 기다림이 있습니다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입으로
날씨를 얘기하고
언제 들어도 정다운 목소리로
일상을 얘기하고
내 생각을 속속들이 꿰뚫는 그 마음
슬쩍 뒤로 감추는
드러내지 않는 사랑 때문에
짊어진 야속함이 가볍지 않습니다
깊이와 길이를 잴 수 없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아낌없이 주고받는
순간순간이고 싶은데
표현하지 않는 사랑 때문에
훔쳐듣는 바람소리가 흐느끼듯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