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강 사이 두고
- 임은숙
잠자는 시간동안의 헤어짐도 못내 아쉬워
충혈된 눈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던
투정 많은 그 여자
그 여자에겐
스치는 바람의 흐느낌도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가을 들녘도
감동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움의 강을 뛰어넘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기는 것이야말로
그 여자의 가장 절박한 소원이었기에
짧기만 한 통화시간 고무줄처럼 늘이지 못해
가느다란 전화선만 애꿎게 집어 뜯던
심술쟁이 그 남자
그 남자에겐
반짝이는 네온사인사이로 오가는 연인들의 속삭임도
자정 지난 노천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애달픈 사랑노래도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기다림 저편에 쓸쓸이 자리한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는 것이야말로
그 남자의 가장 절박한 바램이었기에
그리움의 강 사이 두고
달 밝은 이 밤도 처절한 몸부림으로 서로를 부르는
그 여자 그리고 그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