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상념
- 임은숙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얼굴 없는 바람처럼
그대는 늘
예고 없는 보고픔으로 나를 울립니다
줄어들지 않는 그리움
비울 길이 없어
나의 하얀 밤을 숙명처럼 기다리며
새들이 날아간 텅 빈 숲에서
노을을 마주하고 두 팔을 벌립니다
문득 어디선가 나를 훔쳐볼지도 모르는
작은 새를 의식하며
긴 그림자를 남겨둔 채
황황히 숲을 벗어났습니다
내려오는 어둠을
온몸으로 받아 안으며
해질녘 무영(无影)의 길 위에 촘촘히 널어놓는
상념
하나하나가 투명한 그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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