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하늘아별아

노을빛상념

by 수ㄱi 2020. 2. 13.


 

을빛상념


               - 임은숙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얼굴 없는 바람처럼

그대는 늘

예고 없는 보고픔으로 나를 울립니다

 

줄어들지 않는 그리움

비울 길이 없어

나의 하얀 밤을 숙명처럼 기다리며

새들이 날아간 텅 빈 숲에서

노을을 마주하고 두 팔을 벌립니다

 

문득 어디선가 나를 훔쳐볼지도 모르는

작은 새를 의식하며

긴 그림자를 남겨둔 채

황황히 숲을 벗어났습니다

 

내려오는 어둠을

온몸으로 받아 안으며

해질녘 무영(无影)의 길 위에 촘촘히 널어놓는

상념

하나하나가 투명한 그리움입니다





'[1] 하늘아별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에꽃  (0) 2020.02.13
그리움의 강 사이 두고  (0) 2020.02.13
바보의 일기  (0) 2020.02.13
8월, 영원을 꿈꾸다  (0) 2020.02.13
꿈새  (0) 2020.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