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뭇잎 하나
- 임은숙
이름 모를 나뭇가지에 간신히 달려있는
한눈에 안겨올 만큼 화사하지 않은 작은 나뭇잎 하나
톱날 같은 테두리에 둘러싸인
벌레 먹은 자리가 촘촘한
참 많은 사연들로 한여름을 살아왔을 작은 나뭇잎 하나
지치고 힘들어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할 때 바라보는 나뭇잎과
그리움과 기다림이 엇바뀌며
가슴을 파고드는 순간에 바라보는 나뭇잎은
똑 같은 것이면서도 너무도 다르다
애틋한 그리움
목마른 기다림
수많은 아픔과 서운함으로 엮여진
내 사랑만큼이나 진실한 작은 나뭇잎에
지난 계절의 사연을 뒤섞으며
가슴 밑바닥에 잔잔히 깔리는 그리움 속을 거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