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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5. 晩秋

by 수ㄱi 2021. 9. 4.

 

晩秋

................ 임은숙

계절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낙엽이 눈처럼 쌓인 오색풍경입니다

걸음마다 뚝뚝 떨어지는 사무침이

사라진지 오래된 마음에

돌멩이라도 던져 파문을 일으켜야 할 때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비례되는 무심함이

편하다가

불안하다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워집니다

가을이 닿은 길목마다

새록새록 돋아나는 추억이 그리운 시간입니다

가을이라 불렀던 그대

하늘이라 불렀던 그대

바람이라 불렀던 그대

멀어져간 따스한 언어들을 애써 들춰내는데

절정으로 치닫는 단풍 숲에

하나 둘 일어서는 기억이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