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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1. 마음휴게소

by 수ㄱi 2021. 9. 17.

 

마음휴게소

.................................... 임은숙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북적이는 거리가 싫어지고

조용한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밤하늘에 별들과 눈을 맞추며

창을 두드리는 자정의 바람소리 귀에 담습니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평온인지도 모릅니다

잎사귀를 털어낸 나뭇가지를 보며

마음바닥에 수북이 깔린 마른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얼마나 찬란했던가!

얼마나 아팠던가!

아름다움과 서글픔이 교차하는 마음에

어둠이 내리면

멀어져간 그리움을 당겨옵니다

되돌아가고 싶은 간절함보다는

흑백영화의 스크린을

마주한 것 같은 여유로움입니다

커피 한 모금에 잔잔한 감동 하나씩 곁들이며

여기서 잠시 쉬어갈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