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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6. 추억과 기억 사이

by 수ㄱi 2022. 12. 14.

 

추억과 기억 사이

                                  - 임은숙

사랑한다는 말

그 누구에게 쉬이 건넬 수 없음은

아직도 단 하나의 믿음 안에서

서성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 아닌 소나기와

혹독한 엄동의 추위를 겪으며

수많은 낮과 밤을 반복하면서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긴 세월의 모퉁이마다에 매달린

끈질긴 미련 때문입니다

내리는 어둠 사이로

익숙한 낙엽냄새가 전해지며

나를 닮은 사람 몇몇이

옷깃을 추켜세웁니다

이제 바람이 잠들면

다시 찬비의 계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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