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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8. 틈새

by 수ㄱi 2022. 12. 12.

 

틈새

                    - 임은숙

계절 따라

멀어져가는 기억이 있다

두꺼운 노트 속의

깨알 같은 글자들이

희미하게 빛바래어져 가고

싸늘한 커피 한 잔에

그리움마저 차갑게 식어 가는데

일찌감치 필요했던

너와의 간격이

이제야 때를 만난 듯

쉭쉭 바람소리 내뿜으며 틈새를 보인다

그 숱한 날들의

뜨거운 방황

둘 사이의 느슨해진 매듭은

긴 세월 앞에

침묵의 마침표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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