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긴 시간, 그곳에도 바람이 부나요?
- 임은숙
어둠속에 조용히 서서 바람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뭔가를 속삭이려는 듯 귀가에 살포시 다가왔다가는
알 수 없는 비명을 토해내며 저만치 도망가 버리는 바람은
그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걸까요
멀리 도시의 네온사인사이를 뚫고 저 바람은
무얼 애타게 찾고 있는 걸까요
그 숱한 날들
회색빛밤하늘에 얼어버린 그리움 하나 걸어두고
긴 한숨으로 서성이는 내 슬픈 사연처럼
바람도 피할 수 없는 슬픔 하나 떨치지 못하고 어둠속을 배회하는 걸까요
왈칵 솟구치는 눈물, 가까스로 뜨거운 것을 도로 삼키며
밤하늘을 우러러 그대를 부릅니다
먼 길을 달려온 우리의 사연들이
바람과 함께 잿빛하늘을 배회합니다
어둠속에 잠긴 모든 것이 차거운 시간
늘 저만치서 나를 향해 손짓하던 그 낙원은 보이질 않습니다
한낱 꿈이었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무르익는 봄빛 속에 나를 세우고 싶습니다
푸르게 푸르게 미소 짓는 우리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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