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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부르지 않으마

by 수ㄱi 2023. 3. 26.

 

 

르지 않으마

 

                         - 임은숙

 

 

부르지 않으마

떠난다고 등 돌린 너를

 

고요한 가슴에

조용히 다가와

커다란 파문만을 일으키고

아무 일 없는 듯

눈길 한번 맞춰주지 않고

차갑게 돌아서버린 너이기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도

부르지 않으마

 

너와 함께 했던

지난 시간동안 엮어놓은

추억의 보따리 헤치면

아픔의 기억조각들이 난무하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슬픈 웃음이나마 지을 수 있기에

잊어달라는 말, 장난처럼 내뱉은 너를

부르지 않으마

 

이제 먼 훗날

바람처럼 스쳐 지나는 인파속에서

나 아닌 다른 여자와 손잡은 너를 보더라도

네가 행복하게 지낸다는 확인 하나로

모르는 사이인 듯이

너를 부르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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