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안부
- 임은숙
별과 꽃과 새와 나무
바람이 들려주던
눈부시고 아름다운 것들과
자유의 푸른 날갯짓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잔잔한 미소와
아무 생각 없이도 쉬이 잠들 수 있었던
수많은 밤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길모퉁이마다 곱게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계절노트에 또박또박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순간순간 나누었던 얘기와
마주잡은 두 손의 떨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았습니다
놓지 않았습니다
아직 내 안에 있는 그대입니다
거울 속에 낯선 표정과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그대가 두고 간 그리움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조용히 키를 늘려왔나 봅니다
멀지만
무척이나 가까이 있는 그대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난 겨울아침 창가에서
깊이 우러난 마음茶 한 잔으로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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