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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겨울안부

by 수ㄱi 2024. 2. 7.

 

 

겨울안부

             - 임은숙

별과 꽃과 새와 나무

바람이 들려주던

눈부시고 아름다운 것들과

자유의 푸른 날갯짓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잔잔한 미소와

아무 생각 없이도 쉬이 잠들 수 있었던

수많은 밤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길모퉁이마다 곱게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계절노트에 또박또박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순간순간 나누었던 얘기와

마주잡은 두 손의 떨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았습니다

놓지 않았습니다

아직 내 안에 있는 그대입니다

거울 속에 낯선 표정과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그대가 두고 간 그리움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조용히 키를 늘려왔나 봅니다

멀지만

무척이나 가까이 있는 그대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난 겨울아침 창가에서

깊이 우러난 마음茶 한 잔으로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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