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는 약속을 하지 말자
- 임은숙
11월에는
굳이 약속을 하지 말자
바람 찬 날
낙엽 위를 걷다
손 녹이러 들어선 길옆 찻집에서
문득 떠오른 이에게 안부를 전하자
맑은 茶 한 잔에
마음마저 녹아드는데
때 맞춰 날리는 첫눈이
축복처럼 유리창에 매달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온
볼이 발간 이의 모습은
눈송이 같은 설렘이더라
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애써 기억하지 말자
짧은 11월에는
그리운 이름을 나직이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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