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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원점에서

by 수ㄱi 2024. 2. 10.

 

 

원점에서

               - 임은숙

쓰다 버린 詩들이

나의 삶처럼 초라하다

설렘으로 시작한 아침들은

습관처럼 도시의 어둠 속에 잠겨버리고

나의 길에 대해 얘기해주는 이 없고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이 없다

옛 꿈은

나와의 거리를 한사코 좁히지 않는데

날이면 날마다 다른 아침을 기다리며

출발할 수 없는 길 위를 맴돈다

짙은 고요

時針의 길을 따라 흐르는데

무의미한 제자리걸음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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