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숲을 거닐다
- 임은숙
마음 한구석에
조그맣게 옹크리고 있다가
문득 솟구치는 기억에
생각은 어느덧 계절을 거슬러
옛 풍경 속에 섭니다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같은 아침을 맞는 그대와 내가
한 공간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헤어나고 싶지 않은
안개 자욱한 기억의 숲입니다
여름날 오후
무심코 펼쳐든 낡은 책갈피에서
부서지듯 바닥에 내려앉는
색 바랜 단풍잎이 불러온 기억입니다
잊으려고
놓으려고
버리려고
다짐을 거듭했던 그 가을이
다시 그리워지는 뜨거운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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