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기억의 숲을 거닐다

by 수ㄱi 2024. 3. 6.

 

 

기억의 숲을 거닐다

 

                            - 임은숙

 

 

 

마음 한구석에

조그맣게 옹크리고 있다가

문득 솟구치는 기억에

생각은 어느덧 계절을 거슬러

옛 풍경 속에 섭니다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같은 아침을 맞는 그대와 내가

한 공간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헤어나고 싶지 않은

안개 자욱한 기억의 숲입니다

 

여름날 오후

무심코 펼쳐든 낡은 책갈피에서

부서지듯 바닥에 내려앉는

색 바랜 단풍잎이 불러온 기억입니다

 

잊으려고

놓으려고

버리려고

다짐을 거듭했던 그 가을이

다시 그리워지는 뜨거운 여름입니다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사랑이었을까  (1) 2024.03.07
[시] 그것이 인연인 걸  (1) 2024.03.06
[시] 여름의 창을 닫습니다  (0) 2024.03.05
[시] 시월이 간다  (0) 2024.03.04
[시] 가을비  (0) 202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