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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가을에 서서

by 수ㄱi 2024. 3. 9.

 

 

가을에 서서

 

                    - 임은숙

 

 

오월목련에 비할까

손바닥 같은 꽃단풍

그 황홀이 지나치다

 

혼자 보기엔 서럽기까지 한

붉디붉은 그리움을

노을빛 봉투에 꽁꽁 눌러담아

아무 데고 날리고픈 11월의 해질녘에는

밤새 뒤척일 이유 하나 정도

쉬이 만들 수 있다

 

인적 끊긴 숲길에

바람이 떨어뜨린 약속들이

용케 제자리 찾아가는

지난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계절

 

당당하던 푸름을 벗어던진

계절 눈빛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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