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끝나갑니다
- 임은숙
바람이 느슨해지고
어디선가 맑은 기운이 전해지면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언뜻언뜻 눈에 띄는 연초록 물감과
저들만의 색깔로
여러 꽃들이 모습을 드러내면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그 모든 것들에 섞이어
나도 봄이 되곤 했습니다
바람이 누그러든 줄 몰랐습니다
새싹이 돋는 줄 몰랐습니다
화사한 꽃들이
잔치를 벌인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분명
내 옆에 머물렀을 봄이
떠나는 기척에
소스라치며
따라나설 듯이 신발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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