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봄이 끝나갑니다

by 수ㄱi 2024. 3. 10.

 

 

봄이 끝나갑니다 

 

                           - 임은숙

 

 

바람이 느슨해지고

어디선가 맑은 기운이 전해지면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언뜻언뜻 눈에 띄는 연초록 물감과

저들만의 색깔로

여러 꽃들이 모습을 드러내면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그 모든 것들에 섞이어

나도 봄이 되곤 했습니다

 

바람이 누그러든 줄 몰랐습니다

새싹이 돋는 줄 몰랐습니다

화사한 꽃들이

잔치를 벌인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분명

내 옆에 머물렀을 봄이

떠나는 기척에

소스라치며

따라나설 듯이 신발을 찾습니다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슬픈 재회  (0) 2024.03.12
[시] 불안의 인기척  (0) 2024.03.11
[시] 가을에 서서  (0) 2024.03.09
[시] 단풍 아래 잠들고 싶다  (0) 2024.03.08
[시] 2월에 내리는 비  (0) 2024.03.08